구름잡는 소리

disney30.egloos.com



위대한 개츠비 - 나른하고 불안한 재즈시대 엿보기 네모상자

1920-30년대에 이르는 재즈시대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일하다.
여성들의 직선적인 실루엣에 유난히 짧은 머리 스타일과 찰랑 거리는 스커트 장식 등등....
오래된 낡은 1920년대의 의류와 장신구들을 실제로 보고 만지게 되었을 때에도 그 시대만이 가지는
고유함과 독특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었다.
재현하는 작품 속에서가 아니면 쉽게 현실화(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되기 어려운 분위기여서인지
이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은 시각적인 만족이 극대화되는 듯하다.

최근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꾸준히 보게 되었다.
기본의 이야기 구성 자체가 탄탄하다 보니(다들 명작아닌가!) 시나리오면에서 신뢰하게 되는데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묘미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배우들 중에서도 재즈시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캐리 멀리건의 모습에
이제는 아저씨일 것 같다고 생각한 디카프리오의 조화에 이끌린 듯.ㅋㅋ
알고보니 감독의 전작이 물랑루즈에 로미오와 줄리엣. 절대로 시각적인 실망은 없겠구나~~ㅋㅋ
* 이 영화의 분위기에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포스터
우선 무식하리만치 고전소설을 모르다 보니 아무런 줄거리 정보없이 순수하게 영화를 보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몰입을 잘 하게 되었던 것 같다.
누군가가 이 영화를 본 소감을 "개츠비가 위대하지."라고 하길래 대체 무슨 뜻일까 염두하며 본 듯.
자신의 과거, 배경을 철저하게 숨긴 채, 가공하고 위장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단 하나의 과거는 버리지 못하고 모순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개츠비.
그에게 관심없는 듯 하나 실제 개츠비와의 관계에 내적 및 외적 만족을 느끼는 닉.
과거를 향수하나 현재의 풍요로움을 누리길 원하는 데이지.
자신은 충실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는 않으나, 자신이 무시하는 계층에게 추월당하고 싶어하지는 않은 탐.
또한 이들을 바라보며 그저 구설수를 즐기거나 그들이 가진 부를 이용하고 누리는 수많은 사람들.....
우리 주변의 모순을 한데 모아놓은 듯했다.
또 한가지! '전쟁'이라는 것이 한 사람 뿐만 아니라 그 동시대의 다양한 사람들의 정체마저 변화무쌍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느꼈다. 다소 시대가 다르긴 하지만 30-40년대를 다루었던 영화 '어톤먼트'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신기루.....
허영
나른하고 화려하지만 그로 인해 불안하기 짝이 없는 그 시대의 묘사가 두드러졌다.
한번씩 패션계와 관련된 화려한 경험을 하고 나면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몽롱할 때가 있다.
늘 그 속에서 섞여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르는 그 반짝이는 순간의 경험.
또한 닉이 뉴욕 거리의 창문을 바라보았듯이, 나 역시 정처없이 길을 걷다 불이 하나둘씩 켜져있는 창들을 바라보며
이 거리에 내가 거할 곳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뉴욕에서의 이방인이었던 내 모습을 찾기도 했다.
이제는 화려함 그 자체의 대명사가 되어버렸지만, 그 명성의 최고조에 이른 뉴욕의 과거를 보는 재미도 좋았다.
뉴욕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실제와 너무 같거나 혹은 달라서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금 생생해지기도...

Brooks Brothers에서 디카프리오가 입었던 20년대의 수트들을 스타일링하고 시즌의 테마로 잡았다니 그도 반가웠다.
그러고보니 디카프리오가 나온 영화 중에서 내가 본 것들은 죄다 그가 죽음으로 이르렀다는 것,
영화 초반부터 등장하지 않고 소개에 의해 기억의 파편처럼 등장한다는 것,
뒷모습이나 얼굴 윤곽, 부분부분 등으로 신비롭게 등장한다는 것,
그의 비주얼이 극강에 이르렀다는 것 등의 공통점이 있는 듯하다. ㅋㅋ
(지금의 극강은 최근 3-4년 중에서 극강.ㅎㅎㅎㅎㅎㅎ)

아.....영화 중간중간에 나왔던 거쉰의 음악 때문인가.
20세기 초의 재즈를 21세기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음악들 때문인가....
몇몇 영화 덕분에 보고 싶은 고전들은 늘어만 가는데 내 삶에 책장을 넘길 여유가 없음이 새삼 아쉬운 밤....

덧글

  • 미니벨 2013/05/24 07:56 # 답글

    맞아. 지금의 비주얼 최근 3-4년 내의 극강. 완전공감.
  • FERMATA 2013/05/25 01:26 #

    파파라치 컷에서 보던 레오인가 할 정도였다지요.
  • 2013/07/29 18:00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FERMATA 2013/08/27 09:54 #

    앗 죄송합니다. 전 그분이 아니에요. ㅠ.ㅠ
댓글 입력 영역



시계